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 2018 결과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최상위권으로 나타났다. 높은 학업성취도에 비해 삶 만족도 지수가 낮은 우리나라 학생들은 이번 결과에서 ‘삶 만족도 상승도’가 전 세계 71개국 중 1위였다. 이는 진보교육감이 대거 당선되고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기치로 교육정책을 펴온 시기에 나온 결과여서 주목된다.
▲ PISA 2018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은 상위 수준의 성취를 보였으며, 전 영역에서 OECD 평균보다 높은 평균 점수를 기록하였다. © 교육부 보도자료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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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2월 3일, ‘국제학업성취도 결과(PISA) 2018’ 결과를 발표했다. PISA는 만 15세 학생의 읽기, 수학, 과학 소양의 성취와 추이를 국제적으로 비교하고, 교육맥락변인과 성취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3년을 주기로 시행되는 국제 비교 연구다. 우리나라는 PISA 2000부터 연구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국가다.
‘PISA 2018’은 전 세계 79개국(OECD 회원국 37개국, 비회원국 42개국)에서 약 71만 명의 학생이 참여했고 우리나라는 188개교에서 총 6876명(중학교 34개교 917명, 고등학교 5881명, 각종학교 2개교 78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순위 하락이라고? 사실은 학업성취도는 상위권, 평균점수도 상승
자유한국당과 일부 언론에서는 같은 PISA 2018 자료를 놓고 한국 순위 하락이라며 이는 ‘좌파교육감의 실패’라고 못박은 데 이어 “교육감 직선제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5일, 이에 대해 ‘아전인수가 따로 없다’라고 논평했다.
PISA 2018에서 학업성취도가 상위권인 한국은 전 영역에서 OECD 평균보다 높은 평균 점수를 기록했다. 한국은 OECD 회원국 37개국 중 읽기는 2~7위, 수학은 1~4위, 과학은 3~5위로 높은 성취를 나타냈다. 참여한 전체 79개국 중에서도 읽기가 6~11위, 수학이 5~9위, 과학이 6~10위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PISA 2015에서 한국의 학업성취도는 참여한 OECD 회원 35개국 중 읽기는 3~8위, 수학은 1~4위, 과학은 4~8위였던 것에 비해 PISA 2018결과가 성취수준이 높다.
▲ PISA 2015 대비 OECD 회원국의 평균 점수는 전 영역에서 하락한 반면, 우리나라는 수학과 과학의 평균 점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교육부 보도자료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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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SA 2015과 결과와 비교하면, OECD 회원국(37개국)의 평균 점수는 전 영역에서 하락했지만 한국은 수학과 과학에서 평균 점수가 상승했다. PISA 2015 대비 영역별 상위 성취수준 비율은 모든 영역에서 증가했다.
‘삶에 대한 만족도’ 상승도는 79개국 중 1위
PISA 2015와 비교했을 때 PISA 2018에서 한국 학생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높아졌다. ‘요즘 자신의 전반적인 삶에 얼마나 만족합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만족함’이라고 응답한 학생 비율은 56.7%로 참여국 중 PISA 2015 대비 가장 많이 상승(3.9%p)한 것으로 나타났다. PISA 2015 대비 OECD 참여 국가의 평균은 하락한 반면, 우리나라는 상승했다. 전교조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도 한국 학생들의 ‘학생생활 행복도’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짚으며 “치열한 경쟁과 입시 위주의 냉혹한 교육환경에서도 학생들의 행복감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매우 긍정적이며 유의미한 성취”라고 논평하며, 학생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와 학교생활 행복도가 증가하고 있는 시점이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기치로 내세운 진보교육감의 당선 이후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ISA 2018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 지수는 상승했고, 상승도도 17개국 중 1위이지만, 만족도 지수(6.52)는 OECD 평균(7.04)보다 낮다. 전교조는 “높은 학업성취도와 낮은 삶 만족도의 기형적인 구조에 주목해야 한다”라며 “이는 학업 성취의 배경에 자발성과 능동성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성적은 우수하지만 행복하지 않은 우리나라 학생들의 삶에 대해 기성세대는 뼈아프게 성찰하고 개선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4일, PISA 2018 결과를 놓고 “우리나라 학생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상승한 것은 긍정적인 현상으로 이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일 필요가 있다.”라며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더욱 노력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 첫 주기인 PISA 2000부터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에서 읽기ㆍ수학ㆍ과학에서 모두 상위 수준의 성취를 유지하였다. © 교육부 보도자료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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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형편 어려울수록 기초학력수준 미달 비율 높아
PISA 2018은 가정형편이 어려울수록 기초학력 수준에 미달하는 비율이 부유층 학생보다 3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전교조는 “기본적 인권 보장과 기회균등, 모든 학생의 지속적인 배움을 위해 기초학력 보장은 매우 중요하다”라며, “교육당국은 이러한 실태에 기반하여 다방면의 기초학력 지원책을 수립해야 한다”라며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핵심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