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모아재(admin) 시간 2019-11-05 07:31:12 조회수 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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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째 부산으로 수학여행을 가고 있다. 감천문화마을도 코스 중 하나인데 안타깝다.

[도시재생 1번지 부산의 민낯] 관광지 된 감천문화마을 원주민들은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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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DB


‘부산 도시재생 1번지’ 감천문화마을에서 원주민의 흔적이 지워지고 있다. 관광객과 외지인 주택 거래량은 폭증하고 있지만, 원주민들은 수십 년 삶터를 뒤로한 채 마을을 떠나고 있다. 마을 관광지화가 낳은 빈부격차와 공동체 와해 등 기현상에 도시재생이 마을 해체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시재생 이후 주민 수 줄어들고

관광객 수·외지인 주택거래 폭증

빈부격차·공동체 와해 ‘부작용’

도시재생이 본격화하기 이전 2969명이던 마을 주민은 8년 만에 1952명으로 줄어들었다. 이 기간 마을을 찾은 관광객은 1162만 명으로 집계됐다. 마을이 유명 관광지로 자리 잡으며 주민들 주택과 생활공간이 ‘관광코스’에 포함됐고, 전망 좋은 주택을 시작으로 외부 자본이 대거 투입돼 매매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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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감천문화마을에 도시재생이 시작된 2009년을 기점으로 4년간 주택 거래량이 3배 넘게 폭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시재생 사업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주택 거래량은 39건이었으나, 도시재생 이후인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101건에 달했다. 지난 10년간 총 주택 거래량 243건 중 절반 이상이 도시재생 직후 집중됐다. 집값 역시 폭등했다. 1998년에 지어진 한 단독주택. 이 주택은 마을 주민 소유였다가 마을 관광객 200만 명을 돌파한 2017년, 평당 토지면적단가 1500만 원에 외지인에게 거래됐다. 마을에서 가까운 지하철역까지 도보로만 30분가량 걸리는 데다 도심과 떨어진 마을이어서 주택 거래량 폭증은 ‘기형적인 현상’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마을 주민은 “10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며 “노인들이 동네 산책을 하려 해도 집 앞에 낯선 사람들이 항상 붐벼 집 밖으로 편히 나갈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마을에서는 도시재생 깃발 아래 모였던 공동체 분열 조짐도 보인다. 마을 입구에서 관광객에게 지도를 강매하는 마을협의회 직원에 대해 주민이 민원을 넣는가 하면, 주민들은 관광지화로 인한 극심한 피해를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외부 자본으로 관광지는 더욱 활성화되는데 이에 따른 피해는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다. 마을을 지켜 왔던 원주민 자리는 점차 좁아지는데 외부 자본과 관광객 규모는 증가하는 전형적인 ‘반비례 현상’이다.

지자체는 잇따르는 원성에 주민 복지에 힘쓰고 있지만, 주민들을 붙잡기엔 역부족이다. 마을 관광 범위를 확대하거나 마을 브랜드 개발 위주의 관광 행정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공동체 와해와 해체 등 조짐이 보이는 마을을 제대로 된 도시재생 공간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관광을 기조로 한 도시재생 사업 방향성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경성대 글로컬문화학부 윤태원 교수는 “주민 없는 도시재생은 껍데기일 뿐”이라며 “주민들이 원하고 주민 주도로 진행되는 도시재생만이 수백 년 역사를 이을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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