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손여진(mrsony) 시간 2023-04-18 22:5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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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모아재 이사장님과 함께 한 첫 번째 답사, 이사장과 놀자!>

 

모아재 이사장님과 수원1모임 이미혜, 최재혁 선생님과 함께 4월 15일부터 1박 2일로 ‘영산강 유역의 고분’을 주제로 고창과 함평, 나주와 광주를 답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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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 첫 날, 첫 번째 장소는 고창 고인돌 유적지. 

이 곳에서만 447기의 고인돌이 발견되었다고 하니, 강화도에서 본 18호 고인돌이 유일한 고인돌이었던 나는 첫 장소부터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 중에서도 128기가 밀집해있는 3코스를 돌아보았는데, 탁자식, 바둑판식, 개석식, 지상 석곽식 등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나도 잠시 턱을 괴고 크고 작은 고인돌의 주인들을 머릿 속에 그려보았다. 다음번에는 (모로모로 열차를 타고) 가보지 못 한 1~5코스를 모두 돌아보면 좋겠다. 

 

두 번째로 간 곳은 함평 예덕리 고분군. 

무덤 주변을 둘러싼 다소 깊은 도랑과 열쇠구멍 모양의 독특한 외형, 1500여년전 여기 신비로운 흔적을 남기고 사라진 이가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대를 거듭해도 쉽게 바뀌지 않는 ‘장례풍습’을 통해 무덤의 주인을 추적하는 방식은 흥미로웠다. 

 

다음으로 간 곳은 복암리 고분군. 그 중 3호분은 하나의 봉분 안에 독무덤, 굴식돌방무덤, 돌덧널무덤, 구덩식 돌방무덤 등 7종류의 서로 다른 41기의 무덤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아주 독특한 ‘아파트식 무덤’이다.

“도대체 왜?” 

모든 것이 물음표였으나 동시에 모든 것이 정답이 되기도 하였다.

 

다음 코스는 국립 나주박물관.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독널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코스, 반남 고분군.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대형 옹관을 포함해 모두 40여기의 고분이 이 곳에서 발견되었다. 이쯤되면 수학여행은 경주가 아니라 나주로 와야 하는 것 아닌가. 심지어 풍경도 너무 아름답다. 가을엔 이 곳이 코스모스와 핑크뮬리 명소라고 한다.

 

하루종일 무덤만 들여다봤더니 이제 길바닥에 돌화단만 봐도 무덤방인가 싶어 멈칫하게 되는 부작용을 얻었다. 아름다운 꽃을 보면서도 멈칫. 언젠가 나도 사라지겠지. 저 광활한 우주 속으로.  

 

둘째날, 아침으로 곰탕 한 그릇 먹고 가볍게 나주 객사 금성관 산책.

 

이어서 도착한 월계동 장고분. 

어제 본 함평 예덕리 고분과 같은 형태여서 비교하며 볼 수 있어 더 좋았다. 방형부와 원부 사이 연결부의 라인이 어제보다 더 날렵했고, 무엇보다 입구가 명확하게 드러나 있었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있어서인지 고분 주변을 가볍게 산책하며 걷는 주민들의 모습도 드문드문 보였다. 뭐 집 앞 산책로에 전방후원분 하나쯤은 다 갖고있는 것 아닌가.

 

마지막 코스는 국립광주박물관. 세련되고 흥미로운 전시 구성, 한 편의 판타지 소설같은 스토리텔링에 점점 빠져들었다. 일요일 아침 박물관 주차장이 만차인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

 

이번 답사지는 나주와 광주의 박물관 두 곳을 제외하면 찾는 이가 거의 없는 곳들이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 좋았는지도 모른다. 무덤 안 사람들은 고요했고, 무덤 밖 사람들은 한결같이 편안하고 따뜻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한 답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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