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모아재(admin) 시간 2019-10-23 1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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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모아재 이연민 선생님의 글입니다.

 

 

일요일 아침 어제 술을 마셨음에도 일찍 일어나 교회 9시 미사를 드리고 중박으로 갔습니다. 박물관에서 아점으로 순두부백반을 10분만에 뚝딱하고 수요일 강의를 위해 아시아 전시실을 먼저 둘러봤습니다. 주제는 '불상' 1학기에도 같은 주제로 강의를 해서 큰 어려움은 없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살펴보기 위해 갔습니다. 역시 보이지 않던 것이 보입니다. 비록 불상은 아니지만 투르판 224호묘에서 발굴된 무덤속의 시신을 지키던 상상속의 동물 진묘수 두부. 사람의 얼굴 모습인데 동물이라니. 무령왕릉을 지키던 통통한 돼지 같던 우리의 진묘수와 비교해보니 더없이 재밌었습니다.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오늘 보았던 불상 중에 제 맘에 와 닿았던건 중국 명나라 금동불좌상과 고려만 칠포 보살 좌상입니다. 금동불좌상은 그 상이 매우 귀여웠습니다. 볼은 아주 통통한데 지그시 감은 작은 눈에 작은 입술을 다문채 입꼬리가 올라가며 웃는 모습이 아주 재밌었습니다.(수평을 맞추지 못한 젖꼭지와 작은 눈에 비해 짙은 눈썹도 재미를 더해줬습니다.) 반면 고려말 칠포 보살 좌상은 손을 갑자기 쭉 뻗으며 일어나 움직일 것 같은 생생함이 약간의 두려움을 줬습니다. 몇번을 봤지만 갖지 못했던 느낌이었습니다. 칠포기법 때문에 굉장히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생동감을 주는 느낌이랄 수도 있지만 보살상의 눈을 보는 순간(눈에 수정을 넣었다 하는데 딱히 보이지는 않습니다) 정말 움직일 것 같았습니다. 눈을 여러번 마주치다 꿈에 나올 것 같아 얼른 자리를 비켰습니다. 아무래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더 한 듯 싶기도 합니다.
불교조각을 보고 내려오다 좋아하는 회화를 지날 수 없어 들여다봤는데 창강 조속과 그의 아들 조지운의 새그림도 생생함이 주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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